한게임 독주 체제 견제 '피망' '넷마블' '엠게임' 전열 재정비
‘한게임, 게 섯거라!’ NHN의 ‘한게임’이 한·중·일 동북아 시장 석권을 노리며 독주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피망’(네오위즈), ‘넷마블’(CJ인터넷), ‘엠게임’(엠게임) 등 주요 선발 게임포털업체들이 전열을 재정비하는등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생리이지만, 어쩔 수 없이 1위 사이트에 유저가 쏠릴 수 밖에 없는 닷컴 비즈니스의 특성상 한게임의 독주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경쟁사들의 의지의 표현이다. 생존을 위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치열한 경쟁 구도속에서 이제 국내 게임포털 시장은 다시한번 격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게임포털 시장의 최강자는 누구일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동안 시시각각 바뀌어왔다. 한게임-피망-넷마블-엠게임이 물고 물리는 접전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포털 분야는 인터넷 시장에서도 최대 격전지로 분류됐다. 그러나 내수 시장이 포화기로 접어들고 NHN이 1억달러의 과감한 배팅으로 중국 최대 게임포털 ‘아워게임’을 인수하며 치고나가자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NHN은 네이버와 한게임의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며 다음을 넘어 국내 인터넷 1위를 탈환했다. 한게임재팬으로 일본시장까지 제패한 NHN은 중국 아위게임을 인수하며,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게임포털로 도약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질주다.
하나뿐인 지존자리를 놓고 싸워야 하는 후발업체들은 당연히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NHN의 독주가 예상외로 거센 상황에서 ‘더이상 밀리는 끝장’이라는 의식이 팽배하다. 선두권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후발 포털들은 상황이 더욱 절박하다. 이에 선발 게임포털들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모든 역량을 다시 게임에 집중하는 한편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 ‘마이엠’ 접고 ‘넷마블’로 승부
플레너스(현 CJ인터넷)를 인수한 CJ그룹은 그동안 여러차례 마이엠이란 검색 포털을 축으로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루는 인터넷 비즈니스전략을 외쳐왔다. 마이엠은 특히 방준혁 전 플레너스 사장이 다음과 네이버를 의식해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던 바로 그 사이트. CJ인터넷은 그러나 최근 마이엠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사이트를 점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플레너스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CJ엔터테인먼트와 넷마블, 마이엠을 묶어 인터넷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던 CJ가 중심축 중 하나인 마이엠을 접는 이유는 무얼까.
표면적으로 마이엠 사업이 올 영업손실이 150억원을 넘고, 다음-네이버-네이트-야후-엠파스로 이어지는 포털전쟁의 발발로 BEP(손익분깃점) 도달 시기가 지극히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인다.
그러나, 근본 이유는 확실한 캐시카우이자 주력 사업인 넷마블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자신의 지분을 CJ에 넘기고 홀연히 신규 사업(마이엠)에 매진했던 방 전사장이 다시 넷마블로 돌아온 것이 이를 방증한다. 플레너스 출신의 한 관계자는 “CJ가 마이엠을 포기하고 시네마서비스 매각, 다시 ‘넷마블’로 승부수를 띄운 것 같다”고 해석했다.
CJ는 이에 ‘퍼블리싱’과 ‘포털’이라는 넷마블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름방학 특수를 타고 최근 일시적이지만, 한게임을 제치고 게임포털 1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정상을 넘본다는 전략. 이를 위해 일본에 이어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14일 중국 1위포털인 시나닷컴과의 제휴 포털인 ‘igame.com’을 베타 테스트에 들어가 이달 안에 총 12개 게임을 론칭할 예정이다.
# ‘피망 신화’ 다시 시작이다
지난해 하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초 단기간 내 게임포털 1위에 올라서는 ‘피망신화’를 창조했던 네오위즈는 최근 피망 오픈 1주년을 넘기면서 재도약의 기틀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월드의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세이클럽에 힘을 집중한 데다 자체 제작 1호 온라인 게임인 ‘요구르팅’에 배팅을 늘린데 따른 반대급부로 2위자리 마저 흔들리고 있는 피망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특히 CEO인 박진환 사장이 직접 게임사업본부장을 맡아 신화 재창조에 나섰다.
특히 청소년 사용자가 집중되는 ‘서머 시즌’을 맞아 청소년 유저 비중이 높은 ‘넷마블’과 ‘넥슨닷컴’의 실적이 급상승, 한게임 추격과 3∼4위권 포털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양면 전략에 따라 ‘맞고’ ‘섯다’ ‘포커’ 등 게임포털 전쟁의 주무기인 카드게임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스페셜포스’를 비롯한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함께 ‘요구르팅’을 통해 MO게임 붐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오차 범위 내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한게임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해외 사업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일본시장 1위에 오른 한게임이나 시나닷컴과 손잡고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CJ에 비해선 다소 늦었지만 ‘세이클럽’의 일본 시장 론칭과 함께 일본에서도 한동안 밀렸던 게임포털의 화려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네오위즈가 지난 상반기까지 요구르팅에 사력을 집중, 피망 마케팅에 소홀했던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단기간에 지존을 차지했던 저력이 있는 만큼 하반기에 다시 과감한 마케팅에 나선다면 한게임을 따라잡는 것이 결코 어렵지많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원조포털 ‘엠게임’ 아직 죽지 않았다
빅3의 공세에 밀려 4위로 추락한 엠게임도 빅3 추격은 물론 5∼7위권인 ‘넥슨닷컴’ ‘게임나라’ ‘다음게임’ 등이 턱밑까지 쫓아오자 누구보다 위기의식을 절감하고 있다. 게임포털 초기만해도 시장을 견인하며 ‘한게임’ ‘넷마블’ 등과 정상을 다퉜으나 최근엔 빅3와 격차를 보이며 4위로 내려앉은 상태.
랭키닷컴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면에서 엠게임은 3위 넷마블에 마저 12%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위즈게이트’란 게임포털 모델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며 시장을 주도했던 엠게임으로선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대목.
엠게임은 이에 경영진 개편과 함께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를 통해 재도약에 나섰다. 대주주이자 전 CEO였던 손승철 사장이 개발 및 해외사업 전담으로 빠지고 박영수 사장을 영입, 투톱 체제를 출범시킨 것. 우선 콘텐츠의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보드게임 부문의 ‘초이스맞고’를 오픈했고 ‘열혈강호’ ‘락온타깃’ ‘오투잼’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손 전사장 진두지휘 아래 개발중인 ‘영웅’ ‘황제의검’ 등의 조기 론칭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글로벌 게임포털화도 가속화한다는 전략. 엠게임의 관계자는 “중국·일본 등 해외 웹서비스 프로젝트에 전념하기 위해 손 전사장이 해외사업부를 맡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마케팅도 다시 공세로 전환할 방침이다. 가능하다면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을 대상으로한 M&A나 외자유치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엠게임측은 현재 서비스중인 50여종의 게임을 보다 효율적으로 퍼블리싱하기 위한 장르별 특화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게임포털 전쟁은 이미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차원을 넘어 생존과 직결되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한게임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한 선두권 포털의 향후 성적표가 주목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중배기자(이중배기자@전자신문)
* 빅3체제 게임포털 순위경쟁 피 마른다.
곳곳에 돌출 변수, 점유율 변동 요동, 후발사 거센 도전
시장 점유율이나 지배력면에서 국내 인터넷 기반의 게임포털 시장은 ‘한게임’ ‘피망’ ‘넷마블’ 등 빅3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포털 ‘야후’가 한국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 것처럼 인터넷 시장은 의외성과 변수가 많은 곳이다.
언제 어느업체가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닷컴 비즈니스의 속성이다. 게임포털은 특히 마케팅에 따른 점유율 변화가 심하고 주력 콘텐츠가 라이트한 보드게임이란 점에서 시장의 다크호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게임포털업계에서 빅3를 포함한 선두권에 가장 근접한 곳은 넥슨닷컴. 지난 3월 오픈한 넥슨닷컴은 초중고생들의 강력한 유저풀을 바탕으로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높이며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비엔비’ ‘마비노기’ ‘카트 라이더’ 등 다양한 게임라인업에다 신작 게임의 선전으로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급증하는 추세다.
인터넷 전문 시장 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따르면 8월 둘째주에 넥슨닷컴은 방문자 수 기준으로 285만명을 기록, 피망을 따돌리는 ‘사건’을 일으켰다.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캐쥬얼풍의 게임라인업과 여름방학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이긴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엔 넥슨의 기세는 무섭다.
넥슨측은 특히 앞으로 개별 게임 론칭과 함께 포털쪽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넥슨닷컴의 약진이 게임포털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때 게임포털 5위권을 유지하다 10위권까지 추락한 조이온닷컴의 향배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인온은 특히 최근 경조산업을 통해 우회등록을 실현해 자금 운용에 한층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조이온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조이온소프트’로 변경하고 홰외 진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조이온닷컴의 영문화 작업을 마치고 미국에서 오픈 베타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며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 합작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 중이다. 조이온은 자체 온라인 게임 개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은 상태다. 이미 ‘거상’ 차기작인 ‘거상2’와 ‘천하’를 개발중이다. 특히 ‘천하’는 내달 말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거상2’는 내년 2분기 유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현재 게임포털 랭킹 7위권에 불과하지만, “게임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아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게임분야에 과감한 배팅을 단행한다면 선두권 도약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다음은 특히 최고 라이벌인 NHN을 의식해 게임사업에 대한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교적 공고한 ‘빅3’를 제외하고는 게임포털의 순위변동이 최근 몹시 심해졌다”면서 “선두권 포털의 피말리는 경쟁 못지 않게 후발 포털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포털 TOP10>
순위=사이트(URL)=운영회사=전체순위=점유율(%)
1=한게임(www.hangame.com)=NHN=11=22.68
2=피망(pmang.sayclub.com)=네오위즈=12=21.73
3=넷마블(www.netmarble.net)=CJ인터넷=16=19.33
4=엠게임(www.mgame.com)=엠게임=46=6.91
5=넥슨닷컴(www.nexon.com)=넥슨=58=5.11
6=게임나라(gamenara.empas.com)=지식발전소=74=4.20
7=다음게임(game.daum.net)=다음커뮤니케이션=76=4.12
8= X2game(www.x2game.com)=CCR=96=2.91
9=조이온닷컴(www.joyon.com)=조이온=177=1.50
10=캔디바(www.candybar.co.kr)=네오플=210=1.30
(자료: 랭키닷컴 8월18일 기준)
'대기업참여' 어떤 영향 미치나
글로벌 연계 서비스 본격화 땐 '지각변동' 불가피
NHN의 닷컴 1위 탈환을 계기로 게임포털에 대한 대기업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CJ가 8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플레너스를 인수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SK는 무선 분야의 독보적인 입지기반을 바탕으로 지난 상반기에 ‘땅콩’이라는 게임포털을 출범, 유무선을 통합한 새로운 게임포털 모델을 제시하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땅콩’은 특히 네이트, 사이월드 등 SK 내 패밀리 사이트들과 연계돼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창출,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절대 강자 KT그룹의 잠재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와 달리 KT그룹은 유선(KT), 무선(KTF), 콘텐츠(KTH) 등으로 3분돼 있지만, 이것이 하나로 합쳐질 경우 SK에 버금가는 강력한 게임포털로 떠오를 가능성이 짙다. 현재까진 KT그룹내에서의 이견 차이로 KTH가 ‘파란닷컴’을, KT가 ‘한미르’를 따로따로 밀고 있지만, 그룹 경영진 차원에서 KTH 중심으로의 교통정리는 이루어진 상태다.
이와관련, KT의 한 관계자는 “KT와 KTF, KTH 등 계열사 간의 흡수 합병 등 보다 큰 정책적 변수에 밀려 전체적인 KT그룹의 인터넷 및 게임 사업에 대한 전면 재조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만약 이것만 조기에 해결된다면 게임을 핵심으로 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대형 포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계의 절대 지존 삼성의 존재도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천하의 삼성도 인터넷 및 게임 사업에서 여러 차례 쓴잔을 마셨지만, 게임산업이 미래형 고부가 지식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력에도 무선(애니콜)부문에 거대한 유저풀을 갖고 있는 삼성으로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애니콜 기반의 웹투폰 사이트인 ‘애니콜랜드’를 축으로 글로벌 유무선 연동 비즈니스 구상을 서서히 구체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게임포털 시장 구도가 순수 닷컴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이 더욱 커지고 글로벌 연계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대기업들의 배팅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전제하며 “여러 정황을 볼때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SK, KT, 삼성의 참여는 더욱 노골화할 것이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