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욱의 게임산책]길드워 (엔씨소프트)
출처디지털타임스 5/13


'아이템'보다 '스킬'로 겨루자


오래 전부터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길드 워'는 통상적인 MMORPG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전의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다양한 시도로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길드 워'는 게임의 재미를 떠나 다채로운 시스템으로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의 낮은 용량이다. 최근까지 온라인게임의 클라이언트 용량은 커져 가는 추세였다. 회선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말 서비스를 시작한 한 외산 온라인게임은 한번 플레이하기 위해 적게는 10분에서 많게는 30분 이상을 기다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길드 워는 100KB 미만 용량을 다운로드 받은 후 즉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 셈이다. 클라이언트만 가벼워진 것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게 해준다.


구역 시스템을 통한 통합서버 구현 또한 눈에 띄는 부분이다. 기존 게임들이 각 국가나 서버별로 게이머들간 교류가 힘들었지만 길드 워는 이런 부분을 말끔히 해소했다. 자기 임의대로 구역을 변경할 수 있어 친구나 동료들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부분은 기존의 게임들이 간과했던 부분의 개선이다.


특히, 사용자 수에 따라 쾌적한 구역으로 자동 선택되거나 임의로 원활한 상태의 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 렉(접속 끊김 현상)에 대한 문제와 불편까지 감소시켰다. 개발사의 서버 설계와 운영 노하우에 힘입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게이머는 서버 선택에 대한 고민이나 렉에 대한 불편없이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미션으로 진행되는 게임 형태도 상당히 독특하다. 협동과 경쟁으로 분할돼 진행되는 미션은 기존의 게임에서 보았던 퀘스트 같은 개념으로, `길드 워'의 전반적인 스토리 흐름을 이어 간다. 이 부분은 패키지 게임의 전개와도 유사한 부분으로 미션 진행에 따라 이동 범위가 넓어지거나 새로운 기교를 얻을 수 있어 게임의 흐름과 방향성을 명쾌히 제시하고 있다. 특히, 커다란 스토리에 부합되는 미션의 다양함과 웅장함은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 수준을 넘어서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의 새로운 시도와 더불어 `길드 워'에서 가장 돋보이는 새로운 시도는 사용자 간 대전(PvP) 시스템이다. 이 부분은 `길드 워'의 런칭 시점부터 강조됐던 것으로 향후 이 게임을 e스포츠로 육성하겠다는 개발사의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길드 워'에서의 대전은 레벨 업이나 강력한 아이템의 사용 보다 기술간 상호작용이나 조화에 따라 그 승패가 갈린다. 8가지 스킬에 대한 선택은 게임의 승패를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 길드전으로 확대된 여러 플레이어간 전투에서는 각각의 직업 특성과 스킬에 대한 적절한 선정과 조화가 승패를 가름하게 된다. 기존의 단순한 PvP와 달리 차원 높은 전략의 구사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렇듯 다양한 시스템은 분명 기존 게임에서 진화된 형태이나, 어쩐지 게임의 재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레벨을 제한해 둠으로써 `성장'의 재미가 떨어지고 있고, 아이템 체계 또한 극히 단순해 `수집'의 맛도 없다.


e스포츠를 표방하면서 MMORPG의 틀을 깨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혼자 노는 재미'는 밋밋해진 것 같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문이겠지만, 대전 시스템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스킬 사용에 따른 효과가 단순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액션 이후 그래픽 효과도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점이 없다. 오히려 다양한 스킬은 중계 방송의 재미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결과적으로 기술적인 진보와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참신한 게임이지만, 이처럼 앞선 시도를 게이머들이 따라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MMORPG에 식상해진 게이머라면 꼭 해볼만한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강성욱 게임평론가

Posted by foxf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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