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 엔토이 론칭 서바이버
국내 최대 게임포털을 운영중인 NHN(대표 김범수)이 게임사이트 한게임(www.hangame.com)과 10대 커뮤니티 사이트 엔토이(www.entoi.com)를 통합한 신개념 서비스를 이달말 본격 가동한다.
NHN은 올초 조직개편을 통해 한게임과 엔토이 사업부를 통합, 양 서비스의 결합이 예고된 바 있다. 이달 말 본격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게임과 커뮤니티가 어떤 형태로 결합될 지가 초미의 관심대상이다. 게임과 커뮤니티는 2000년 이후 인터넷 시장을 이끌고 있는 최대의 화두. 한게임의 급성장으로 게임이 인터넷 포털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데 이어 사이월드가 선풍적 인기를 모으면서 포털들의 커뮤니티 잡기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게임과 커뮤니티의 결합은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의 지도를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더게임스가 단독 입수한 서비스 개편 내용에 따르면 NHN은 한게임과 엔토이의 서비스 플랫폼을 완전히 통합시켜 게임과 커뮤니티를 하나의 유기적인 서비스로 가동시키는 전략을 마련한 했다. 미니홈피, 메신저를 통해 게임 길드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전적까지 자동관리 된다. 또 한게임에서 특정 게임을 선택하지 않아도 미니홈피나 메신저에서 자신의 친구나 길드원 등과 편리하게 게임을 즐기는 등 게임과 커뮤니티가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와함께 고스톱, 포커 등 기존 카드·보드 게임류 중심에서 탈피, 캐쥬얼 게임 라인업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게임이 카드·보드 게임에 치중하다 보니 유저층이 성인 위주로 흐를 뿐만 아니라 사행성 지적을 받아옴에 따라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이미지 변신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 게임, 미니홈피, 메신저의 유기적 결합
최근 시행된 한게임과 엔토이의 회원 ID 통합으로 이제 한게임 사용자들도 미니홈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수천만명에 달하는 한게임 회원이 커뮤니티에 가세함에 따라 엔토이의 파워도 일순간 늘어났다.
기능면에서는 미니홈피에 게임 길드, 전적, 실행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다. 미니홈피를 이용해 더많은 친구들과 길드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물론 내 홈피에서도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주요 게임 전적이 기록되며 내 친구가 현재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게임의 플래시게임을 이용해 내 홈피에 꾸미는 것은 물론 홈피 방문자들과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또 한게임과 엔토이의 메신저를 ‘하니’로 통합해 이곳에서도 게임바로 즐기기, 게임순위관리, 홈피·길드 바로가기 등을 수행할 수 있어 보다 강력한 커뮤니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NHN은 이번 서비스 통합과 함께 캐쥬얼 게임 라인업도 대폭 강화한다. 우선 ‘당신은 골프왕’이 오픈베타 서비스에 들어가는 것을 계기로 이를 사이트 간판 게임으로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외부 캐쥬얼 게임 1∼2종도 9월 잇따라 오픈한다. 이밖에 기존의 캐쥬얼 게임들도 한게임 사이트 내에서 보다 부각될 수 있도록 사이트 디자인을 개편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NHN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퍼블리싱 전략을 대작RPG에서 캐쥬얼 중심을 변경하고 기존 한게임 콘텐츠와 차별화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발굴하는데 전략을 다해왔다.
# 통합의 배경
NHN이 한게임과 엔토이를 통합한 배경은 인터넷 시장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날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시장은 이미 누가 커뮤니티를 장악하고 있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와 흥행의 성패가 결정될 정도로 유저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높아졌다.
유명 온라인 게임사들은 대부분은 자체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외부 커뮤니티 전문 사이트까지 후방 지원하며 게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사이 신드롬으로 순수 커뮤니티의 중요성도 입증된 바 있다. NHN은 이를 잡기 위해 엔토이 서비스를 론칭했으나 서비스 1년이 지나도록 회원수가 80만명에 그칠 정도로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엔토이를 살리는 동시에 게임 시장에서도 파워를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양 사이트 통합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서비스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엔토이를 한게임에 통합시키는 형태다 보니 결국 엔토이를 포기한 것에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NHN의 관계자는 “한게임과 엔토이 서비스가 결합돼도 두 가지 브랜드를 모두 그대로 운영하는 만큼 서비스 포기라고 해석해서는 안된다”며 “인터넷 트렌드의 핵심인 게임과 커뮤니티를 결합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시장 트렌드 변화할까
NHN의 이번 서비스 통합은 게임포털 시장 뿐만 인터넷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 올 전망이다. 게임과 커뮤니티는 2000년 이후 인터넷 시장을 리드해온 핵심 키워드. 한게임 신화로 시작된 게임포털 열풍은 이제 다음, 네이트닷컴, 네오위즈 등 전 포털로 확대된 상태. 또 사이월드로 시작된 커뮤니티 열풍도 경쟁 포털들의 커뮤니티 잡기 경쟁을 불러온 촉매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과 커뮤니티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인다는 점에서 게이머와 네티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한게임은 천망명이 넘는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 최대 게임포털로 커뮤니티와의 결합이 성공할 경우, 관련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메가톤급에 준할 전망.
이때문에 경쟁 포털들도 NHN의 신규 서비스 반응에 따라 재빠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 연착륙 여부에 따라 게임포털 시장 뿐만 아니라 인터넷 시장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태훈기자(김태훈기자@전자신문)
* 게임 · 커뮤니티 '경계 허물기' 징후?? (더게임스 8/25)
서비스 간 유기적 결합 통해 부작용 최소화해야 성공
최근 포털 시장의 핵심 화두는 해외시장 진출과 대기업 포털의 공세로 정리할 수 있다. 포털의 해외 진출은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다. NHN이 중국 ‘아워게임’을 인수한 데 이어 다음이 테라라이코스 등을 인수하며 경쟁이 표면화되고 있다.
하지만 눈을 국내로 돌리면 CJ인터넷, KTH, 네이트닷컴 등 대기업 포털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안방시장 수성을 위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이 불 붙으면서 각 포털들은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티 부문에 핵심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게임과 커뮤니티는 인터넷 사용률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들이 주축인 분야라는 점에서 젊은 네티즌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NHN이 한게임과 엔토이 서비스를 통합시킨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NHN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신저와 게임을 연계한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 지인 관리 기능을 강화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게임과 커뮤니티 결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 포털들이 주력으로 육성하는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등의 정통 커뮤니티 서비스들도 서로의 장점을 닮아가면서 이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음악, 영화 등과의 결합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게임과 기존 커뮤니티 서비스와의 결합은 추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뒤늦게 게임 분야에 진출한 후발 포털들은 우선 게임포털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네오위즈의 ‘피망’, CJ인터넷의 ‘넷마블’은 아직가지 게임의 전문성을 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게임과 커뮤니티를 찾는 유저들의 공통점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서비스 통합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NHN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기는 마찬가지. 차별화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각 서비스간 유기적 결합이나 통합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NHN의 성공 여부는 향후 인터넷 포털 시장의 트렌드 변화의 계기를 가져올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게임시장 '커뮤니티 파워' 갈수록 위세 떨친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커뮤니티의 파워는 해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게이머들 간 정보 교류의 장일 뿐만 아니라 여론 형성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거기다 분산된 소비자들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역할까지 수행,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게임루키’ ‘플레이포럼’은 온라인 게임을 대표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업체들은 이곳에 서버운영비를 지원해주면서까지 커뮤니티 양성에 메달리고 있다. 비디오게임 커뮤니티인 ‘루리웹’, 1인칭 슈팅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모임 ‘나리카스’,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 사이트인 ‘PRG21’도 각 분야를 대표하는 곳이다.
모바일게임 커뮤니티 ‘GVM’은 유저들 뿐만 아니라 개발사 회원까지 상당할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곳에 어떤 리뷰가 실렸느냐에 따라 게임 다운로드 수가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게임 출시전 베타테스트까지 GVM을 통해 진행할 정도.
이 뿐만 아니라 ‘리니지’ ‘마비노기’ 등 인기 게임들은 개별로 활동하는 커뮤니티 수가 상당수에 달할 정도. 최근 온라인소비자연대가 엔씨소프트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도 흩어진 유저들의 힘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는 산업적인 영향력 뿐만 게임문화를 꽃피우는 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회원들 끼리 게임 전략과 전술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나눠가질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따뜻한 인간관계를 넓혀나가는 장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서울 사람부터 대구, 광주 사람까지, 같은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단시간에 호형호제하며 가까월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커뮤니티가 일종의 카운셀러 역할을 할 때도 많다고 한다. 처음에는 게임 공략에 관한 얘기들로 화제가 시작되지만 학교나 직장 생활 등 인생의 선후보로서의 조언까지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직장인 정씨는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며 “회원들 중에는 의사, 법조인도 있고 음식점 하는 분도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긴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커뮤니티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김태훈기자(김태훈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