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게임 성공 키워드는 대중성
출처머니투데이 8/13


[머니투데이 김남주 웹젠사장]얼마전,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우리 영화가 있었다. 나는 그 영화를 꽤나 인상깊게 봤다. 관람이 끝나고 영화관 문을 나서는 순간, 뭐라고 명확히 설명할 순 없었지만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영화에 비해 `게임'이라는 콘텐츠의 문화적 위상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저 연속촬영으로 기록한 필름의 화상(畵像)을 스크린에 투영(投影)해 나타나는 움직임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뿐인데.

이런 모든 상황들이 분명 영상 하나만으로 이룩한 결과는 아닐 것이다. 영상에 담을 무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있었을 테고, 실제로 그 영상을 제작한 사람들이 있었을 테고, 그 영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객. 만들어진 영상을 보기 위해 능동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는 관객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엔터테인먼트 이미지들이 부유하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영화 개봉에 맞춰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는 배우들은 TV를 뛰어넘어 대형 빌딩 옥외 광고영상매체를 통해, 신문, 잡지 등의 지면광고를 통해, 전철, 버스에 붙은 포스터를 통해 전방위로 공격을 감행한다.

이러한 환경에 우리 게임은 어느 정도나 녹아 들었나. 단순한 `놀이'로 취급되던 게임이 `문화콘텐츠'로서, `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이미 게임산업의 시장규모는 3조9000억원대를 넘어섰다. 2002년 대비 15% 이상 성장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4조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겉으로는 꾸준한 양적 팽창을 하고 있는 게임이지만 일반 대중이 보기엔 아직 `게임'은 거리감이 있다. 아직 `대중성'이 없다는 얘기다. 영화나 음악은 접근이 쉽다는 면에서 게임보다 `대중성' 확보가 쉽다. 그러나 영화나 음악은 수동성이 강한데 비해, 게임은 능동성이 강하다. 이미 제작된 영화나 음반은 내용이나 영상, 음반을 보고 듣는이의 취향에 맞춰 고치기 힘들다. 그러나 게임은 다르다. 게임은 지켜보기만 한다고 해서 이용자에게 뭔가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은 이용자가 의도하는 대로 상황을 몰고 갈 수 있다. 새롭게 플레이할 때마다 바뀌는 상황만큼 전달되는 느낌도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약점인 동시에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이다.

최근 시장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얘기 중 하나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포화설이다. 더이상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를 찾기는 힘들다는 것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체감현상의 이유를 미진한 시장세분화에서 찾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의 대중화를 통한 게임인구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이미 몇몇 선두업체들은 나름대로 대중화 루트를 개척해 영화와 음악 분야에 상응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대중화다. 게임의 대중화에 대한 성과를 얼마나 얻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야만이 비로소 게임도 영화와 음악에 준하는 힘과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기까지 그 동안 개척했을 대중화의 험난한 길을 상상해보라. 게임도 이제 대중화의 날개를 달아야 한다.

김남주 웹젠사장

Posted by foxf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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