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 250만달러 실적
CJ그룹, X박스 유통권 확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열린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국제 게임쇼서도 한국 게임업체들이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원장 우종식)에 따르면 이번 E3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업체들은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 상담 실적을 일궈냈으며, 실계약도 941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질적인 성과라 할 수 있는 수출 계약 실적이 전년도(466만달러)에 비해 2배로 껑충 뛰면서 세계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게임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올해로 11회 째인 E3전시회에는 80여 개국 게임업체들이 1만5000평의 전시공간에 1400여점에 달하는 게임을 선보였으며, 한국에서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17개 게임업체(온라인게임 10개, 모바일게임 5개, 콘솔게임 2개)가 사우스홀에 위치한 한국공동관으로 참여했고 엔씨소프트와 웹젠ㆍ가마소프트 등이 각각 독립부스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 한국공동관으로 전시회에 참가한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온라인 골프게임인 `팡야'와 MMORPG `탄트라'를 미국과 브라질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국산 온라인게임이 브라질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한빛소프트는 이번 수출로 250만 달러의 계약실적을 올렸다.
또 비디오게임 주변기기 제조업체인 아이티피아(대표 정대철)는 미국내 게임 유통사 매드캣츠와 총 4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비디오게임 주변기기 3종을 OEM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이쓰리넷(대표 성영숙)이 미국 모바일게임 업체 젠플라이닷컴과 `동전쌓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온라인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을 출품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세계 최대 퍼블리셔인 EA로부터 온라인 스포츠게임 공동 개발 제의를 받았으며, 온라인게임 업체 미리내엔터테인먼트는 중국ㆍ베트남ㆍ미국 등지에 MMORPG `칸'을 수출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인 CJ그룹 계열사 CJ조이는 20일(미국 현지시간) E3 현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업무 제휴를 맺고, X박스360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로 CJ그룹은 X박스와 X박스360 및 게임 등 관련제품 일체에 대한 국내 유통권을 확보했다.
게임산업개발원은 또 전시회 기간 중 한국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세계 게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네트워킹 콘퍼런스'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엔씨소프트, 엠게임, 게임빌 등 국내 업체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남코 등 세계적인 게임 업체 관계자 100여명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우종식 원장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MSㆍ소니 등 세계적 게임업체들이 한국온라인게임에 대해 커다란 관심을 보임으로써 국산 온라인 게임의 구미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이뤄진 수출 상담이 모두 실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E3 메인홀인 사우스홀에 설치된 한국공동관에는 약 5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
[기획-E3 2005 결산]
하드웨어 '진화' 콘텐츠는 '제자리'
`하드웨어는 진화된 반면, 콘텐츠는 정체에 그쳤다.'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전시회가 20일(미국 현지시간) 3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체적으로는 하드웨어 부문의 선전이 돋보였으나 콘텐츠 부문에서는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연인원 20여만명(추정)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번 전시회에서는 개막 전부터 이슈로 부상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차세대 게임기 홍보전이 치열하게 펼쳐졌고, 3일간의 경합 끝에 MS의 우세승으로 일단락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인 MS 차세대 게임기 X박스360과 SCE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는 홈 엔터테인먼트 서버로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X박스360과 PS3는 전작과 달리 PC 속도 이상의 빠른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은 물론 대용량 하드디스크에 영화ㆍ음악 등 멀티미디어 지원 기능과 네트워크 지원 기능이 대폭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이와 달리 E3 2005에 선보인 게임 콘텐츠들은 그래픽의 발전 외에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기존 게임의 틀을 깨뜨리는 게임 시스템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다수 메이저 게임 퍼블리셔들은 히트작의 속편(시리즈물)을 이번 대회에 내놓았다.
`마리오'와 같이 탄생한 지 수 십년이 지난 게임 캐릭터들도 하드웨어만 갈아입은 채 다시 현역으로 돌아왔다. EA 또한 스포츠게임의 후속작을 선보이는 데 그쳤다. `대부' `007' `슈렉' `해리포터' `킹콩' `조스'와 같이 유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 개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이 또한 2년전 시작된 `게임과 영화의 크로스 오버' 추세를 반영한 것이었을 뿐 이번 전시회의 이슈로 부상하지는 못했다.
또 전시회 관람객들은 예년에 비해 늘어났지만 정작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의 부스 참가 규모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메인홀인 사우스홀은 EA와 MS가 절반을 차지했고 웨스트홀은 소니와 닌텐도가 3분의 2를 점유했을 정도다. 동구권과 게임 분야 개발도상국 업체들이 주로 부스를 차렸던 켄시아홀은 절반 가량이 비었으며, 그나마 게임 주변기기와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으로 전락했다.
다만 한국에서 성공한 MMOG 시스템을 해외 유명 개발사들이 채택하는 모습이 일부 목격됐다. 특히, 국내 업체인 한빛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미국 플래그십 스튜디오는 MMOFPS 게임 `헬게이트 런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는 콘솔중심의 구미 시장에서 한국형 MMOG 시스템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콘솔게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EA는 게임과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다. 오래 전부터 게임의 미래를 영화와 음악을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타이틀로 여겨왔던 EA는 이 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2년 전에는 영화의 게임화를 본격 추진했으며, 최근에는 넥스트레벨 뮤직이라는 게임 음악 전문 자회사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시장을 구축해가고 있다. E3 현장을 방문한 넥스트레벨뮤직 폴 슈너 사장은 "이미 미국 내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게임을 음악을 담을 수 있는 매체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게임을 통해 신곡을 발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향후 게임 음악은 영화 음악처럼 독립된 콘텐츠로 성장해 가는 것은 물론 게임은 음악을 담아 내는 가장 강력한 매체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변화를 예고하듯 MS는 E3전시회에 앞서 개최한 X박스 360 런칭 쇼를 세계적인 음악전문 채널인 MTV를 통해 진행했다. 국내 업체 웹젠은 영화 `반지의 제왕'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하워드 쇼어를 전시회에 초청, 차세대 게임 `썬'의 배경 음악을 선보였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
[기획- E3 2005 결산] 한국관 `포르노게임` 눈살
고전ㆍ모바일게임 등 발길
○한국공동관 사이버섹스게임 눈살E32005 전시회에 사이버 섹스 게임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 게임은 국내 개발사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포르노 수준의 성행위를 묘사해 E3 주최측인 IDSA 측으로부터 동영상 상영 및 홍보 CD 배포 금지 조치를 받았다. 국내 업체 관계자들도 `이 게임이 어떻게 정부 지원을 받아 한국공동관에 참여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X박스360 도난 주의보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게임기 `X박스360'을 훔쳐가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E3 전시장 내에 `도난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MS는 X박스360을 훔치려던 `도둑'들은 대부분 잡혔지만, 크기가 작은 무선 컨트롤러 상당수가 없어졌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E3는 도우미 눈길 올해 E3도 `18세 이상 관람가' 전시회답게 섹시한 미녀 도우미들이 게임 보다 더 큰 인기를 모았다. MS나 소니 등 세계적인 게임업체 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업체 부스에 미녀 도우미들이 많았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공통된 평가다. 한편에서는 미녀 도우미들의 옷 차림이 예년에 비해 보수적이었다는 불만섞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한국업체 이벤트 눈길E3 전시장 메인홀에 부스를 마련한 엔씨소프트와 웹젠은 미녀 도우미 보다 댄스 이벤트로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록밴드 공연과 함께 불춤 댄스공연을 선보인 엔씨소프트의 부스는 매 공연때 마다 만원사례를 이뤘고, 힙합댄스 공연을 진행한 웹젠에도 관람객들의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고전게임도 눈길최첨단 게임들의 홍수 속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 게임도 일부 눈길을 끌었다. 메인홀과 달리 군소 게임업체들이 부스를 차리는 켄시아홀에는 1980년대 애플 컴퓨터용 게임을 비롯해 콘솔게임과 `스크램블' 등 20년 이상 지난 게임을 전시해 올드 게임 팬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대만ㆍ홍콩ㆍ캐나다 등 공동관 이채올해 전시회에는 국가별 공동부스가 다수 등장했다. 대만을 비롯해 홍콩ㆍ캐나다ㆍ호주ㆍ스코틀랜드 등이 한국공동관과 같은 공동 부스를 앞세워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한국공동관 부스가 있는 메인홀 보다는 켄시아홀이나 웨스트홀에 주로 부스를 차렸다.
○모바일게임도 대세올해 전시회에는 모바일게임을 출품한 업체들이 다수 등장했다. 비디오게임 일색이었던 전시회에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 게임이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게임폰을 만든 노키아 등이 가장 크게 부스를 차렸고, 한국공동관에도 다수의 모바일게임이 선보였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
[기획- E3 2005 결산] 전시운영 무성의 관람객 불만고조
광고ㆍ입장료로 장삿속만
지난 20일(미국 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05'가 주최측의 무성의한 전시 운영과 예년과 달라진 전시장 분위기로 인해 관람객들로부터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E3를 주관하고 있는 IDSA(Interactive Digital Software Association)는 올해 전시회 관람 비용을 350달러로 전년(200달러)에 비해 대폭 올렸으나, 전시장내 편의시설 등은 개선한 것이 거의 없어 관람객들의 불만을 샀다. 일반 관람객들은 점심 식사를 위해 햄버거 가게에서만 1시간 가량 줄을 서며 기다려야 했다.
개막 첫날에는 또 E3 전시장 일부에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개관이 늦어진 것은 물론, 700여명에 달하는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은 첫날 출입증을 교부받는 데만 4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입장료는 올랐지만 볼거리는 오히려 줄어들어 관람객들의 원성은 갈수록 커졌다.
메인홀인 사우스홀을 제외한 나머지 2개관의 경우, 참가 업체 수가 줄어 한산한 느낌을 줄 정도였다. E3 주최측에서 매일 발간하는 무가지 `쇼데일리'나 LA컨벤션 센터 벽면에는 광고만 넘쳤을 뿐, 관람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인색했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이처럼 E3 주최측의 무성의와 상혼이 극에 달하자 각국 미디어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은 "E3 주최측이 정작 전시회 품질 제고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돈만 챙기려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라는 평가도 퇴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이택수기자@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