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아케이드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소식을 듣고, 국내 게임산업의 균형 발전에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어서 환영과 지지를 표하고 싶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성장하고 있을 때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침체를 거듭하여 현재는 거의 붕괴 직전이고 개발사는 이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시점에 나온 정부 정책이 아케이드게임 산업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정부에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아케이드게임의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주어야 한다. 청소년 오락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물론이지만, 성인용 사행성게임에 대한 규제와 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전체 아케이드게임의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법은 가까운 일본의 빠찡꼬에 찾을 수 있다.
빠찡꼬의 사행성은 그 정도가 현재 국내의 경마게임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만, 일본에서는 사행성이라 칭하지 않고 ??유기장 게임??으로 통칭하고 있으며, 아케이드게임과도 별개로 관리하고 있다. 일본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개발환경, 유통방식, 이용대상, 규제 방식 등이 확연히 다른 것은 분류를 별도로 하여 그에 맞는 지원과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선결해야만 정부 정책의 효율적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
둘째, 유통 환경 개선을 위하여 힘써 달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게임을 팔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곳 소규모 영세 오락실뿐이다. 그나마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다른 장르와 달리 아케이드게임은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게임장의 감소와 영세성은 개발사들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대형 기업형 오락실과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점, 일반 카페, 싱글 로케이션 등 다양한 유통 형태를 갖추고 있어 개발사는 우수 게임 개발에 전념할 수 있으며 게임장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실정은 체감형 아케이드게임을 전시?운영하고자 만든 G2존이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면서 PC방 체인점이 되고 있다. 있는 것이라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게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유통체계가 서야 개발사도 살 수 있다. 따라소 업소시설 표준을 수립해 융자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펴 유통 기반을 건실하게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개발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수 억원씩 투자하여 새 게임을 개발해도 제대로 필드테스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3~6개월까지 필드테스트를 하지만 국내에서는 1개월도 하기 힘들다. 또 테스트 결과가 출시 전에 시장에 유출돼 치명타를 입기도 한다.
영화산업의 사례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내영화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하여 스크린쿼터제도를 운영하였고 지금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당당히 세계와 겨룰 준비가 되었다. 아케이드 게임산업을 육성하자면 한 오락실에 일정 비율이상의 게임기는 국산게임으로 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유예기간을 배려하는 쿼터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지원제도와 규제조항을 만들어도 철저한 사후관리가 없다면 사실상 불법행위를 조장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실적으로 볼 때 국가 공무원이 전국의 게임장를 직접 관리하고 단속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민간 협회에 자율 정화기능을 이관하고 정부는 협회를 관리하면 될 것이다.
아케이드 게임산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산업 구조가 건실해진다면 많은 게임개발업체가 이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과 같은 위상을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적어도 우리나라 오락실에서 한글이 아닌 외국어가 그대로 쓰여진 게임만을 즐기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노정태 넷돌엔터테인먼트 사장 jtroh@netdo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