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판 '공룡시대' 출처 더게임스 4/26


중소업계 합종연횡 본격화…메이저기업 외자유치 통한 M&A 등 몸집 불리기 시도

400여 중소 기업이 난립한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판이 그려지고 있다. 게임네오, 모아이테크놀러지, 엠버튼, 테크론시스템 등 4개 중소 모바일게임 업체는 공동으로 통합 브랜드회사인 ‘엔포미(En4Me)’를 20일 론칭한다.


이에 앞서 엔텔리젼트는 지난 3월 중순 일본의 소프트뱅크벤처스, LG벤처투자 등으로부터 5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컴투스도 현재 외국계 벤처캐피털 한곳과 투자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 바일 게입 업계가 몹집을 불리며 새판짜기에 열중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어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관련기사 8면>


# 110여종 게임 확보 ‘엔포미’ 등장


게 임네오, 모아이테크놀러지, 엠버튼, 테크론시스템 등 4개 개발사는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합 브랜드 회사인 ‘엔포미(En4Me)’의 출범을 공식 선포한다. 엔포미라는 브랜드는 ‘나를 위한 엔터테인먼트’라는 의미로 ‘이용자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엔포미의 대표는 모마이테크놀러지의 장준화 사장이 맡았으며 구의동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엔포미는 앞으로 브랜드 관리회사로서 4개사가 개발했거나 또는 확보한 110여종의 게임을 통합브랜드로 국내외에 퍼블리싱하게 되며 수익은 엔포미가 퍼블리셔로서, 4개사는 개발사로서 각각의 몫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배분된다.


이와 관련, 엔포미 참여사 중 하나인 엠버튼의 홍철운 사장은 “엔포미의 출범은 미국의 잼닷, 엔포마 등과 같은 대형 퍼블리셔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며 “4개사가 모이면 110종이 넘는 게임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엔포미는 현재 창투사, 기술신보 등과 투자 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자금과 관련한 문제는 당분간 일체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 규모 갖춰야 해외서도 통해


엔 포미가 출범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내 업체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대부분의 업체들이 소규모여서 자금, 마케팅 등의 여력이 없는 소규모 업체들이다 보니 납기조차 제대로 못 지키는 경우가 많아 해외에서 국내 모바일게임사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실 제 한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한번은 잼닷이라는 퍼블리셔와 협상을 했는데 그들의 요구를 모두 맞추려다 보니 게임을 내놓는데 3개월이 걸렸다”며 “기다리다 못한 잼닷은 다른 스튜디오를 통해 유사한 게임을 만들었고 결국 협상은 종결됐다”고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엔 포미는 통합 브랜드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는데 도움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엔포미측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된 데다 4개사가 각각 2~3년씩 해외에 게임을 서비스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업체들이어서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엠버튼의 홍 사장은 “불과 10여개의 게임만 갖고 있는 소규모 개발사가 해외에 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4개사가 모이면 채널이 무려 40개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소규모 업체 갈수록 어려워


지 난 3월 일 소프트뱅크벤처스와 LG벤처투자로부터 총 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고 아치소프트와 치즈케익프로덕션을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했던 엔텔리젼트의 몸집불리기도 같은 이유다. 외부 자본을 조달해서라도 전도 유망한 개발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엔 텔리젼트는 현재 아치소프트와 치즈케익의 조직 통합 작업을 마치고 기존 보문동 인근 새 사무실에 입주, 전열을 정비했다. 이 회사는 기존 각사의 브랜드는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엔텔리젼트는 투자유치와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했고 아직도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규 게임 개발과 마케팅 등에 있어 한결 여유로운 입장에 서게 됐다.


이 에 대해 이 회사의 김용석 마케팅 실장은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지만 사업자가 무려 500~600개 정도에 달해 1위 업체의 매출 규모도 고작 백억원대에 불과하다”며 “업계에서 2~3년전부터 20~30개 업체로 정리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올 하반기쯤이면 실제 그렇게 될 듯하다”고 M&A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해외 시장은 이미 구조조정이 끝나 대형 퍼블리셔만 남고 소수의 특화된 게임만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로 정리됐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한두개 게임만 갖고 있는 업체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업계 1위 컴투스까지 나서


국 내 최대 모바일 게임 업체인 컴투스의 행보도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회사는 엔텔리전트의 M&A 등 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에 자극 받고 현재 외국계 벤처 캐피털 한 곳과 투자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의 김현광 PR매니저는 “해외 진출을 위해 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회사들이 의욕적으로 M&A에 나서고 있어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협상 상대와 구체적인 액수 등에 대해서는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며 일체 밝히지 않았다. 그는 컴투스가 이미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많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협상이 성사단계라고 말했다.


업 계 관계자들은 주요 업체들의 몸집 불기기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모바일 업계의 새판짜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 유사한 게임 양산, 자가 다운로드(일명 자뻑) 등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왔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환골탈태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재정비될 전망이다.

황도연기자(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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