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 캐주얼 등 소규모 멀티플레이 방식 속속 도입
MMO보다 게임성, 그래픽 효과 뛰어난 '새 풍속도'로 부상
‘MMO냐, MO냐.’
온라인게임판에 때 아닌 ‘스타일 논쟁’이 한창이다. 차세대 온라인게임 시장이 ‘리니지’로 대변되는 MMO(Massively Multiplayer Online 대규모 다중 접속)로 계속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신주류로 부상한 MO(Multiplayer Online)게임으로 재편될 것인가 를 놓고 설전이 뜨거운 것.
마침 ‘라스트 카오스’ ‘요구르팅’ ‘길드워’ 등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MO 스타일’이 잇따라 도입되면서 논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여기에 MMORPG에 반기를 든 신작 캐주얼게임들도 하나같이 ‘MO 스타일’을 고집해 온라인게임이 양대 진영으로 재편될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새로운 트랜드로 급부상한 ‘MO게임’을 집중 분석한다.
# MMO 대 MO
MMO와 MO는 우선 플레이어 수에 의해 구분된다. MMO게임은 많게는 5000명까지 대규모 인원이 하나의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반면 MO게임은 채팅사이트처럼 게임 플레이를 위한 하나의 방을 개설해 30명 이내의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게임에 참가한다.
MMO게임으로는 ‘리니지’ ‘뮤’ 등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을, MO게임은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PC기반 멀티플레이 게임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MO게임은 PC나 비디오 콘솔게임에 주로 적용됐으나 최근에는 온라인 캐주얼게임이나 롤플레잉 게임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시장에는 2000년 ‘포트리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기반 ‘MO게임’의 씨앗이 뿌려졌으며, 최근에는 MMORPG에도 가상서버를 개설해 ‘MO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MMO게임의 경우 워낙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하기 때문에 일정한 스토리를 따라 게임을 진행하기 보다는 플레이어의 자유도가 강조된다. 특히 레벨업을 통한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거나 자생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벌이는 대규모 전투(공성전)가 압권이다.
반면 MO게임은 제한된 인원이 접속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의도한 시나리오 플레이가 가능하다.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주어진 임무(퀘스트)를 플레이어간 협력을 통해 해결하기도 하고, 대전게임에서는 양팀으로 나눠 우열을 겨룰 수 있다. 일반적으로 MMO게임이 커뮤니티와 자유도에서, MO게임은 게임의 재미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MORPG의 대반격
최근 ‘MO게임’이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른 것은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 MMORPG에 제한된 인원이 게임을 즐기는 ‘MO게임’ 스타일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는 지난달 MO게임 스타일을 접목한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요구르팅’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실시했으며, ‘라그하임’ 개발사로 잘 알려진 나코인터랙티브도 ‘MO플레이’가 가능한 ‘라스트 카오스’의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다음달 13일 실시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MORPG’라는 타이틀을 내건 ‘요구르팅’은 네트워크 콘솔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이지(단계) 기반의 에피소드 플레이가 첫선을 보였다. 마을, 학교 등 공공장소에는 수천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접속해 기존 MMORPG와는 거의 흡사하지만 에피소드 플레이시에는 최대 32명의 제한된 인원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기존 MMORPG와 차별화를 선언한 것.
다음달 첫선을 보이는 ‘라스트 카오스’도 MMORPG에 ‘싱글모드’라는 MO플레이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명에서 최대 수십명까지 제한된 인원이 가상서버를 개설해 펼치는 싱글모드는 대규모 플레이어가 접속하는 MMO게임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섬세한 그래픽과 액션성이 강조될 예정이다.
나코인터랙티브 서정원 개발이사는 “MMO게임의 경우 많은 유저가 참여하다보니 서버부하나 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세밀한 그래픽 묘사나 다이나믹한 액션 플레이를 즐기는데 한계가 많았다”며 “가상서버를 개설해 MO플레이를 지원하면, MMORPG속에서 마치 콘솔 액션게임을 즐기는 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아레나넷이 개발 중인 ‘길드워’도 MO플레이가 두드러지는 화제작이다. 지난 E3에서 처음 공개된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접속하면 무조건 퀘스트가 주어지고 이를 제한된 플레이어가 해결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빠른 액션성이 돋보이는 이 게임은 PC게임 ‘디아블로’의 온라인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스트 카오스’와 ‘요그르팅’이 MMO게임에 MO게임 스타일을 도입했다면 ‘길드워’는 PC기반 MO게임에서 MMO로 외연을 확대했다고 보고 있다.
# 캐주얼은 MO가 대세
플레이어 수를 제한하는 대신 게임성을 강화한 MO게임은 온라인 캐주얼게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캐주얼게임은 대부분 아케이드 게임류의 빠른 게임 플레이를 표방하고 있는데다 대개 대전 플레이를 통해 승부를 결정짓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트리스’와 ‘비앤비’를 통해 잘 알려진 이들 캐주얼 게임은 최근 골프와 레이싱 등 스포츠게임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팡야’ ‘샷온라인’ 등 골프게임은 이미 MMORPG에 버금가는 인기 게임으로 자리를 잡았고, ‘카트라이더’ ‘팀레볼루션’ ‘와일드 랠리’ 등 레이싱게임에도 유저들이 몰리고 있다. 골프와 레이싱게임의 경우 ‘당신은 골프왕’ ‘크랭크인잇’ 등 신작 게임 출시도 잇따라 MMORPG처럼 하나의 테마를 형성할 채비다.
특히 NHN의 ‘열혈농구’에 이어 JC엔터테인먼트는 3 대 3 길거리 농구를 소재로한 ‘프리스타일’을 9월 께 출시할 예정이어서 MO스타일의 스포츠 게임 출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슈팅 장르에서도 MO게임 열풍은 거세다. ‘히트프로젝트’ ‘스페셜포스’ ‘파병’ 등 올 여름 출시되는 MO스타일 1인칭 슈팅게임(FPS)은 6종에 달하며, 나코인터랙티브는 코믹풍의 FPS도 올 연말 께 선보일 계획이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MO게임은 스포츠, 액션, 슈팅 등 콘솔 플랫폼에 주로 적용된 멀티플레이 스타일”이라면서 “콘솔 게임에 익숙한 북미나 일본 등에서는 온라인게임이 MMO가 아닌 MO게임 스타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O게임 왜 인기인가??
게임, 대중성 두루 갖췄다.
최근 온라인게임에 ‘MO스타일’이 각광받는 것은 게임성을 높이는데 MMO게임은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MMO게임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몬스터 사냥과 같은 단순한 플레이 방식 이외에 다른 게임요소를 도입하는데 한계가 많다.
반면 MO게임은 유저수가 적어 탄탄한 대결 스토리와 콘솔게임 같은 그래픽 효과를 살릴 수 있다. MMO게임이 끊임없는 레벨업의 반복인 반면 MO게임은 한번의 스테이지로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MO게임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아 폭넓은 유저들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커뮤니티에서 MMO게임에 밀리지만 MO게임에 파티 플레이가 활성화되면 이것도 극복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게이머들이 MMORPG 일색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 것도 MO게임의 인기비결이다.
MMO게임과 MO게임 비교
비고 MMO게임 MO게임
유저수 1000~5000명 30명 이내
주요 장르 롤플레잉 스포츠, 슈팅, 액션(롤플레잉 포함)
게임성 커뮤니티, 대규모 전투 빠른 액션, 타격감
대표작 리니지, 뮤 디아블로, 비앤비
장지영기자(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