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 장점 수용이 최대 과제 지난해 12월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e스포츠 중장기 발전계획'이나 올해 4월 'e스포츠 협회 2기 출범식'에서 강조된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 대체 게임에 대해 개발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미 상당수의 게임들은 높은 개발 진척도를 보이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 게임들은 출시되어 ‘제2의 스타크’가 되리라 외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아직까지 ‘스타크’를 대체할 만한 게임은 없다. 이유는 ‘스타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장점과 한국의 특수한 시장 구조, 그리고 e스포츠라는 특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 론 ‘스타크’를 대체할 게임을 만드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불가능 한 건 아니다. 국내 선두 게임개발사들이 ‘스타크’를 분석하고 ‘e스포츠 대체 게임’을 체계적으로 기획해서 개발한다면 못 만들 이유가 없다. ‘스타크’가 우수하긴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게임이고 국내 개발사들은 그에 못지 않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으로서의 ‘스타크래프트’의 장점 ‘스타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스타크 장점 수용’이 최대 과제일 것이다. 많은 게이머들이 ‘스타크’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스타크’ 마니아들을 끌어올 수 있는 게임이 아니면 ‘e스포츠’ 대체 게임이 될 수 없다. ‘스 타크’의 장점은 종족 간의 높은 밸런스뿐만 아니라 빠른 진행, 쉴새 없이 벌어지는 공방, 전술전의 승부가 곧바로 전체의 승부를 결정짓는 구조, 그리고 전체적인 전략의 디자인보다 개별 공방에서의 순발력과 판단이 더 중요한 시스템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타크’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면서도 ‘긴장감 속의 공방’이라는 게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이를 분석해보면 대체 종목을 개발하고자 하는 제작사들은 ‘순간의 공방’을 최대한 치열하게, 빠르게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공방이 게이머에게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며 관전하는 일반인에게는 긴장감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공방은 인간 한계에 가까운 세밀한 설정과 우수한 밸런스 위에 포진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존재한다. ‘e스포츠를 하나의 스포츠의 기준에 두고 생각하라’ 원 론적으로 e스포츠라는 단어의 의미는 게임을 스포츠로 보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 즉, 어떤 게임을 e스포츠화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해당 게임이 실제 배구, 농구와 같은 ‘스포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배구, 농구와 같은 스포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스타 급 선수들의 눈부신 플레이, 짜릿한 승부와 그 이면에 담겨진 노력과 슬픔, 그리고 선수들의 모습에서 나오는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 등이다. 기본적으로 ‘스타크’가 성공한 이유는 ‘스타크’ 자체의 게임성이 우수했기 때문이지만, e스포츠로서 성공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실제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은 ‘스타크’ 프로게이머가 만들어내는 눈부신 플레이에 감동하고 오열하며, 그들의 승부 뒤에 보이는 애환과 장엄함을 엿본다. 또한 게임 자체에 등장하는 각종 돌발상황을 분석하면서 경악한다. 즉,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이 아닌 ‘스포츠’가 인기를 끄는 비결을 좀 더 세부적으로 이해하고 개발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 무조건 귀엽고 웃어넘길만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가진 ‘승부’에 영화에서나 볼 듯한 ‘사연’을 담고, 상황에 따라서는 하수가 고수를 이기는 상황을, 위기에 몰린 선수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극적인 역전을 일구는, 드라마틱하거나 돌발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대체 e스포츠 종목의 요건 각설하고, 이렇게 ‘스타크’의 장점과 ‘스포츠에 대한 기준’을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대체 e스포츠 종목의 요건은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다. 1) 한계치가 높아야 한다. 게 임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제작하되, 숙련된 게이머의 플레이를 보며 사람들이 감탄할 수 있도록 제작되야 한다. 총알이 화면에 빗발치는 슈팅 게임에서 잘 피하는 게이머들을 보고 초보자들이 놀라는 것처럼, 눈으로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높은 한계치를 가진 게임이야말로 e스포츠 종목이 될 자격이 생긴다. 즉,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남들이 보기에 '진짜' 잘한다고 감탄할만한 요소가 필요하다. 2) ‘공식화’가 되면 안된다. 게 임은 임의로 일정한 테두리와 한계를 주고 정해진 룰 안에서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패턴’이 나타나면 게이머들은 식상해서 외면하고 말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다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게임이 성공할 것이며, 매번 같은 ‘패턴’과 ‘공식’이 난무하는 게임은 실패해왔음을 상기하자. 3) 밝은 분위기 속에 진지함을 담자 세 상의 어떤 스포츠든지 공통적으로 ‘진지’함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를 업으로 해서 종사하는 ‘프로’들은 잔인하면서도 고독한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어서,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앞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무리 게임이 밝고 귀여움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해도 진지함이 없으면 성공은 힘들다. 생각해보라. ‘카트라이더’를 졌다고 서글피 우는 게이머가 있는가를. 스포츠라는 장르 자체가 '승부'와 '재미'뿐만 아니라 장엄한 느낌 자체를 느낄 수 없다면, 보고 아쉬워하거나 하는 부분에서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다소 진지한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4) 중계에 최적화된 형태로 실 제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도 ‘중계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게임을 제대로 이해한 누군가가 깔끔한 해설을 해주는 것은 게임을 e스포츠화하는데 너무나 중요한 요소다. 즉, 게임을 e스포츠화 하려면 중계를 염두로 한 시스템을 탑재해야 한다. 만약 ‘카운터 스트라이크’ 같은 1인칭 슈팅게임을 개발한다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게이머들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3차원 투명 맵을 만든다거나 하는 식의 중계를 위한 장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 e스포츠 종목의 개발로 해외로 뻗어나가자 만약 국내에 ‘스타크’를 뒤집어 엎을만한 e스포츠 게임이 개발되고, 그 게임으로 인해 국내의 e스포츠계가 활성화된다면, 해외에 주는 파급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다. 해 당 게임과 국내의 체계적인 방송 서비스와 노하우를 함께 해외에 수출해 붐을 타게 되면, 국내에서 ‘스타크’가 팔린 것 만큼이나 해외에서의 판매를 올릴 수 있게 될지 모른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들과 함께 어느 정도까지의 영향력이 행사될 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현 재 국내 e스포츠는 정부 요직을 맡고 있는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앞다투어 e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등 재도약의 시기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나 국내의 게임 개발사들이 진정으로 ‘스타크’를 대체할 e스포츠 종목을 개발하고 보다 확실히 산업화해 나간다면 한국은 게임 강국인 일본과 미국을 추월하고 진실한 ‘게임 대국’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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