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명당이라니까요’
첨단 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게임업체들이 은근히 ‘명당 지키기’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은 서울 봉천동 ㅈ빌딩에 입주해 있다. 게임빌은 웬만하면 이 건물 6층만큼은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이 곳에 입주했던 업체 두 곳이 모두 대박을 터뜨리며 빌딩을 사서 나갔기 때문. 한 관계자는 12일 “먼저 입주했던 이투스,EXR코리아가 이 곳 6층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크게 성공했다”며 “이왕이면 좋은게 좋다고,우리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우연인지 게임빌은 지난 2002년 입주 직후 그해 하반기 ‘놈’과 이듬해 ‘2004 프로야구’를 크게 성공시켰고,올해 외계로 문자메시지를 송출할 수 있는 ‘놈투’ 등을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게임빌은 입주건물 6층에 이어 아래층에까지 공간을 넓히며 ‘명당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윈디소프트는 지난 2002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서울 삼성동 ㅁ빌딩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이 건물 2개 층으로 시작했는데 2004년 첫 작품 ‘겟엠프트’가 대박이 나면서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회사는 오는 7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회사 규모가 커졌지만 이전 대신 옆건물 3개층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윈디소프트 관계자는 “건물 사이를 왔다갔다 해야 돼 여간 불편하지 않지만 사업이 잘 된 건물이라 당분간 옮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윈디소프트는 본래 입주했던 2개층 바닥과 벽면을 인테리어 공사하는 등 ‘눌러앉기’에 나섰다.
‘카트라이더’ 대박을 터뜨린 넥슨도 비슷한 경우. 넥슨은 ㅅ빌딩으로 시작해 지금은 인근 2개 건물을 활용,공간을 늘렸다. 통합 건물을 얻는데 드는 비용도 문제지만,넥슨 직원들은 “대박을 터뜨린 본래 건물이 왠지 기분이 좋다”고들 한다. 한 직원은 “빌딩 바로 앞에 있는 선정릉의 정기를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홍재원 jwhong@stoo.com